출처: 한국의 야생화. 1998. 봄호: 38-43쪽

영국의 왕립원예협회 부설 위슬리 가든

(Wisley Garden, The Royal Horticultural Society, UK)

영남대학교 자연자원대학 조경학과

교수 김용식

필자는 평소에 식물원의 조성, 연구, 교육 및 관리 등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박사후 연수과정과 공동연구 수행을 위해 1992년도 2월말부터 1년간과 최근 3차례의 방문연구기간 중 왕립 큐우 식물원의 Living Collections Department) 산하 조직인 Conservation Unit and Project Development와 레딩대학의 식물학과에 머물게 되었다. 이 기회를 이용하여 영국을 포함한 유럽의 주요한 식물원과 수목원을 돌아볼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영국은 지리적으로 비교적 고위도에 위치해 있고, 다른 나라와 비교하여 자생식물의 분포가 매우 빈약하기는 하지만, 전국 곳곳에 산재한 수많은 아름다운 정원과 수목원 및 식물원을 보면서 언제나 우리는 이렇게 좋은 식물원을 가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영국은 전통적으로 식물학이 발달한 선진국이기는 하지만, 식물에 대한 열정, 노력 및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은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러한 끊임없는 열정과 노력이 국제적으로 유수한 식물원을 갖게된 원동력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영국에서는 조경이나 원예분야의 전시회가 전국 각지에서 수시로 열리기도 하지만, 매번 전시회 때마다 엄청난 관람객들이 몰려 드는 것을 보면서 한없는 부러움을 느끼기도 했다. 물론 좋은 식물원이나 수목원을 가지는 일은 어느 당대의 노력만으로는 전혀 불가능한 일이며, 특히 국민들의 관심과 애정이 없다면 더욱 어려운 일이라 믿는다. 특히 오늘날 생물 다양성 보전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에, 우리도 식물원에 대한 사회 저변에서 부터의 끊임없는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수목원이나 식물원의 역사적인 기능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약간씩 변형되어 왔지만, 영국은 전통적인 식물원에서부터 복권기금으로 최근에 조성하고 있는 21세기를 내다보는 식물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식물원을 조성·운영하고 있기에,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식물원에 관심 있는 인사들이 보다 많이 들러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식물원을 짧은 시간 내에 돌아보는 것에 그치는 것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무엇이 장차 우리나라의 식물원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가를 생각해야할 것이다. 아울러 식물원 관계분야의 전문인력을 해외로 많이 보내 훈련을 시키는 일이 시급히 요구된다. 이것은 예를 들면 필자가 왕립 큐우 식물원에 1년 이상 머물기는 했지만, 큐우 식물원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고는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영국 왕립원예협회의 본부이며 아울러 부속 식물원인 위슬리 가든은 당시 런던의 유명한 대기오염을 피하기 위해서 현재의 위치에 자리잡게 되었으며, 약 95년 정도의 식물원으로서는 비교적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위슬리 가든의 시초로는 1878년에 당대의 사업가이자 발명가였으며, 원예가 이기도 했던 죠지 퍼거슨 윌슨(George Ferguson Wilson)이 생육시키기에 어려운 식물들을 기른다는 생각을 가지고 토지를 매입하여 정원을 조성하기 시작하였다. 초기에는 백합류, 붓꽃류, 프리뮬라 및 수생식물을 위주로 수집·식재 하였다. 1903년에 이르러 윌슨은 세상을 떠나고, 토마스 한버리(Thomas Hanbury)경이 부지를 매입하여 왕립원예협회의 재산으로 기부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위슬리 가든의 주요 기능은 왕립원예협회 회원들 간의 정보교환 뿐만 아니라 원예에 관심이 있는 일반시민들을 위하여 식물의 이용에 관한 폭넓고 정확한 지식을 제공함으로서 원예식물분야의 전반적인 발전을 도모하여 아름다운 주거환경을 만드는데 주목적을 두어 출발하게 되었으며, 1903년도부터 영국 왕립원예협회에서 영구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식물원의 면적은 97헥터에 이르며, 직원은 약 150여명 정도이고, 일년에 약 75만명 정도의 사람들이 구경을 온다. 우리나라에는 비교적 잘 알려져 있지 않치만, 조경식물 분야에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식물원이다.






위슬리 가든은 왕립 원예협회의 주관으로 철저하게 회원제로 운영되며, 실질적이고 모범적인 운영을 하는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철저하게 회원들을 위한 교육과 전시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여타의 식물원이나 수목원과는 다른 점이다. 즉 회원들은 무료입장을 할 뿐만 아니라 첼시 원예박람회(Chelsea Flower Show)나 런던이나 위슬리 가든에서 주기적으로 열리는 원예전시회(Horticultural Show), 강연 및 국내 및 국외의 유수한 식물원 등지를 방문하는 장·단기 여행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도 한다. 또한 훌륭한 장서를 보유한 도서관을 이용할 수도 있다. 또 한가지의 중요한 기능으로는 원예식물의 식별, 병충해 방제법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수목관리에 대한 자문기능이다. 식물전시 측면에서 볼때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식물원인 미국의 롱우드 가든(Longwood Garden)과의 차이점은 전시를 하지만, 다양한 전시활동를 통하여 회원들이나 방문객들이 각 가정에서 이용 가능한 것들을 실제로 전시를 통하여 보여 준다는데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에 위슬리 가든이 보유하고 있는 채소, 과수 및 화훼를 포함한 식물의 시험재배 기술은 세계적으로 매우 유명하다. 또한 세계적으로 새로 육성되는 신품종 원예식물이나 영국에 도입되는 해외의 조경식물들은 매달 개최되는 원예전시회(Horticultural Show)에서 공식적인 평가를 받게 되며 기록으로 남겨서, 이들을 일반인들에게 보급하는 기능도 지니고 있다.





위슬리 가든은 현재 Crocus, Colchicum, Daboecia, Epimedium, Erica, Daphne, Galanthus, Hosta Pulmonaria 등 조경식물의 생식질 자원수집을 위한 국가의 대표기관(National Collection)으로 되어 있다. 한편 위슬리 가든이 제공하고 있는 교육 프로그램으로는 설계를 제외한 원예·조경분야의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하여 1년 코스의 인턴제도(Internship)를 운영하고 있는데, 입학정원은 약 30여명 정도로, 대부분이 기숙사 생활을 하나 통근하는 사람도 있으며, 일하고 배우는 체제를 확립해 두고 있다. 이 코스의 이수자들은 원예사, 원예기능사 및 원예기술사 자격을 각각 취득하게 되는데, 왕립 큐우 식물원의 원예학교(School of Horticulture)에서 운영하는 단기학위(Diploma) 코스의 수료자와 함께 실무 분야에서 대환영을 받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코스를 통하여 이미 3명의 전문인력이 훈련과정을 성공리에 마쳤으며, 올해에 또 한 명의 연수계획이 확정된 상태에 있다.

일반시민을 위한 전시를 위주로 하고 있는 위슬리 가든은 여타의 식물원 및 수목원과 비교하여 일반 주택정원에서 응용성과 실용성을 높일 수 있도록 보다 실용적인 정원형태에 중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조경식물의 실제적인 모든 면을 보면서 배울 수 있도록 각 장르별로 구성해 놓았다는 점이 매우 특징적이다. 이 뿐만 아니라 계절별, 월별, 요일별로 1년 간의 프로그램을 작성하여 회원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위슬리 가든 내의 주요한 정원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침엽수원(Conifer Lawn): 여타의 침엽수원과는 달리 규모는 비교적 작으나, 잔디원을 중심 으로 침엽수종을 배치한 점이 특징적이다.

여름식물용 정원(Summer Garden): 이 정원은 주로 다년생 초본류를 중심으로 개화기와 꽃색에 따라 배치해 놓았다. 꽃이 진 구근류는 즉시 다른 식물로 대체되어 항상 꽃을 감상할 수 있도록 조처를 한다.

장미 신품종 전시원(Garden for New Rose Introductions):현재 약 200종류 이상의 각종 장미품종을 수집해 전시하고 있으며, 전시형태는 말뚝이나 철선에 올려 심기하여 이용 방법을 다양하게 전시하고 있다.

겨울식물용 정원(Winter Garden): 이 정원은 겨울철에 주로 관상가치가 높은 조경식물재료 를 선정하여 정원을 꾸며 놓은 곳이다. 주로 11월에서 이듬해 3월까지의 기간 중 잎이 진 후의 수관의 모양, 수피, 열매 등의 특성을 살려 방문객들에게 시각적인 매력을 줄 뿐만 아니라 야생조류의 먹이공급 측면도 고려한 정원이다.

쥬빌리 수목원(Jubilee Arboretum): 이곳은 약 13헥터 정도의 소규모 수목원으로 지형의 변 화가 비교적 많은 곳으로 약 2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수목의 형태, 색채, 잎의 형 태 및 꽃 등 형태적 특성을 위주로 한 수목의 미적인 특성을 위주로 하여 식물학적 및 원예학적 식견을 높이기 위한 교육적 측면에 목적을 두고 조성되었다. 이곳에 식재된 대부분의 수목은 우리에게 비교적 잘 알려져 있는 힐리어 수목원(Hillier Arboretum)에서 기증한 것이다.

전시용 정원(Model Gardens): 이 정원은 원예나 조경에 관심을 지닌 일반인들에게 이론과 실제적인 지식을 제공해 주고자 조성한 곳이다. 따라서 이 정원은 대·중·소규모의 가 족이나, 신체 장애자, 향기 등 다양한 주제를 소재로 다양하게 정원을 조성하여 일반인 에게 소개하고 있다.

온실(Glasshouses): 주 유리온실은 온도별로 구분하여 식물을 전시하고 있다. 따라서 건조 지역의 식물에서부터 열대지역의 식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식물을 전시한다. 이곳에서 는 일반회사의 협력 하에 특정식물을 대상으로 한 전시회가 수시로 개최된다. 예를 들 면 싱가포르 항공사의 기금으로 난을 전시하는 식이다.

유실수원(Fruit Field): 이 정원은 가정에서의 유실수 이용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조성한 곳으로 사과나무, 포도나무, 복숭아나무, 나무딸기, 호도나무 등을 식재해 놓고 있다.

고산식물온실(Alpine Houses): 고산식물용 온실은 1926년에 마련하였으나, 1984년에 현재와 같이 두동의 고산식물 전용 전시온실을 건축하였는데, 온실은 북향으로 배치하였으며, 각 생태지역 별로 구분하여 고산식물을 전시하고 있다.

향료식물원(Herb Garden): 정원의 중앙에 배치된 해시계를 중심으로 다양한 종류의 약용, 향료식물을 식재·전시하고 있다. 또한 차나무과 식물이나 해충 방제용 식물도 전시한 다.

채소전시원(Model Vegetable Garden): 채소전시원은 각 가정에서 실제 응용할 수 있도록 중점을 두어 조성해 놓았으며, 유기농법을 철저히 적용하고 있다.

암석원(Rock Garden): 비스듬한 자연사면을 이용하여 정원을 만들어 놓은 곳으로, 여타의 암석원과 비교해 볼 때에 특징적인 점은 암석원 자체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즉 사면과 인공수로 등을 자연스럽게 이용하여 건조식물부터 습지식물에 이르기까지 다 양한 식물을 전시해 놓은 점이 특징이다.

위슬리 가든은 런던에서 서쪽으로 약 30여 km 정도의 거리에 있는데, 런던에서 출발할 때에 서쪽으로 난 A3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Guildford방향으로 진행하다가 M25도로와 만나는 지점인 Exit 10에서 빠져 나와 지방도인 B2039로 접어들게 되면 "Wisley Garden"이라는 이정표를 만난다. 개관일은 아침 10시부터 오후 5시경까지 연중계속하나, 일요일은 회원에 한해 입장을 하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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